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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건설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이강래 의원과 추병직 건교부 장관 사이에 오간 질의·응답은 황당하기만 할 뿐이다. 광고주인 건설회사들의 로비에 밀려 언론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왜곡하고 있다니…. 부동산시장 흐름을 주시하면서 감시자의 역할을 하는 담당 기자들에게 직접적인 모독에 다름 아니었다. 추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발언 취소 요구에도 소신을 굽히지 않더니 뒤늦게 파장이 심상치 않음을 알아챘는지 해명자료를 냈다. ‘건설경기 동향에 따라서는 언론 보도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한 것일 뿐 언론의 부동산 기사 뒤에 건설사 로비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는 짤막한 내용이었다. 과거의 예로 볼 때 건설경기 동향에 따라 달라진 건 오히려 정부정책이었다. 요즘 투기 억제와 집값 잡기에 분주한 공무원들은 1년 전만 하더라도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18%를 넘는다며 건설업의 위기를 걱정하던 그들이었다. 상반기 집값 상승의 주범이 된 재건축 아파트 규제 완화 방안까지 검토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은 한결같이 ‘부동산 투기는 이제 끝났다’는 선언의 실현에 앞장선 전도사가 돼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기자들 어느 누구도 정부가 지난해 건설업계 로비를 받아 부산을 떨었다고 지적하진 않는다. 부동산 정책이 그간 시장에서 불신을 받은 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정책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면서 혼선만 주다 보니 시장에 ‘버티면 된다’는 그릇된 풍조만 조장했다. ‘8·31 부동산대책’의 핵심인 1가구2주택자 양도소득세 강화 조치만 놓고 보더라도 그렇다. 1998∼2003년 침체된 분양시장을 살리기 위해 세금감면 특례조항을 마구 만들다 보니 황당한 일이 벌어지게 됐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대치동 센트레빌, 삼성동 아이파크 등을 최초 분양받은 사람은 1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에도 양도소득세를 한 푼도 물지 않게 된 것이다. 발표 한 달을 맞는 ‘8·31 부동산대책’의 성패는 일관성 유지에 달려 있다. 부동산으로 불로소득을 얻지 못하도록 옥죄어 놓았더라도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틈이 보일 경우 부동산 부자들은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다. ‘8·31 대책’에는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조치들이 핵심을 이루고 있어 일관성은 더욱 중요하다. 정부 대책이 ‘천지개벽하는 결과’를 낳기 위해서는 입법·추진과정에서 내용이 왜곡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시중에는 이미 ‘10·29 대책’과 마찬가지로 ‘8·31 대책’의 약발도 1년 정도밖에 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자칫 부동산 값이 정부 대책을 비웃듯 급등하고, 다시 응급 처방에 나서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정부는 언론 탓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 참여자들에게 심어주는 데 ‘올인’해야 한다. “임기가 아직 남아 있으니까 (부동산 정책은) 마지막 ‘책거리’까지 하고 나가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각오처럼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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